보험사기와 형사공탁(1)

김계환 변호사(법무법인 감우)
요즘 보험회사가 보험사기 건으로 합의를 잘 안 해주고 있습니다. 형사공탁을 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을까요?
통상 사기죄와 같은 재산범죄에 있어서는 피해금액의 일부라도 형사공탁을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형사공탁이 양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하여, 먼저, 형사공탁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양형에 반영된 사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인천지방법원 2023. 7. 11. 선고 2022고단7891 판결 [절도]: 합의되지 않은 점, 수회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등 불리한 정상과 170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 피고인이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거나 동종의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포함하여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여자 친구 소유 현금 170만 원을 절취한 사건.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
→ 피해금액 전액을 변제하였고, 징역형 이상 전과나 동종 범죄 전과가 없는 경우임
② 대전지방법원 2023. 5. 25. 선고 2022고단3404 판결 [특수상해] : 위험한 물건으로 상해를 가하여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를 위하여 5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전력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각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깨진 소주병 조각을 피해자에게 던져 3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흉벽의 표재성 손상을 입힌 사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음에도, 형사공탁을 하였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을 집행유예 사유로 삼음
③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2노1999 판결: 사기죄와 같은 일반 재산범죄에서 부득이 피해자의 연락처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피해자를 위하여 상당한 금액을 공탁하면 이를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임은 비교적 분명하나, 이 사건과 같은 성범죄에서 피해자가 합의를 완강히 거부할 경우 형사공탁을 하면 이를 과연 양형에 반영해야 하는 것인지, 한다면 얼마나 반영할 것인지 상당히 고민이다. 당심에서 상당한 형사공탁이 이루어진 경우를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는 경우와 같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피고인으로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조차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의 형을 일부 감경하기로 한다.(1심에서 징역 8월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6월로 감형)
→ 상당한 형사공탁을 하였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보아 감형한 경우
④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2. 9. 선고 2022노1002 판결 [특수재물손괴]: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타인의 물건을 손괴하였고, 피해자가 입은 피해 규모도 상당한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재물만을 손괴하였고 달리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1회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를 위해 900만 원을 형사공탁 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1심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2년, 항소심에서 벌금 700만 원으로 감형)
→ 벌금형 전과 1회 외에 전과가 없고 피해금액에 상당한 금액을 형사공탁하여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였다고 보아 감형한 경우
⑤ 대구지방법원 2023. 9. 27. 선고 2023노2238 판결 [사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920만 원 상당의 수익금(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04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기록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920만 원 외에 12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내역을 발견할 수 없다)을 지급하였고,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1,000만 원을 변제하였으며, 당심에서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는 등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1심에서 징역 1년,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로 감형)
→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금액이 1억 1천만 원으로 거액이나 일부 변제하고, 2천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을 감안하여 감형한 경우
⑥ 제주지방법원 2023. 12. 14. 선고 2022고단2236 판결 [사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은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1,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여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과 피해금액(1,940만 원)의 일부를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경우
이에 반하여 형사공탁을 하였음에도, 감형 등 양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경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대전고등법원 2023. 12. 22. 선고 2023노443 판결(유사강간): 비록 피고인이 당심 변론종결 후 피해자를 위하여 5,000만 원을 형사공탁 하였으나, 피해자는 합의를 할 생각이 없고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도 전혀 없다면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형사공탁의 사정을 당심에서 감형사유로 삼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1심 징역 1년 10개월, 항소심에서 형사공탁하였으나 항소 기각)
→ 상당한 금액을 공탁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의사를 우선하여 형사공탁을 감형사유로 삼지 않은 경우
② 인천지방법원 2023. 6. 30. 선고 2023노1068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의 내용, 경위에 비추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해자 E이 운전한 자동차는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신호 대기를 위하여 정차 중이었고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넌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바,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피고인은 동종 전력이 다수 있는데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 따라서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들에게 형사공탁한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등을 원심이 들고 있는 양형사유와 그 밖에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에 더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1심 징역 1년, 항소심에서 형사공탁하였으나 항소기각)
→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고, 형사공탁을 하였으나,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범행을 반복한 점 등을 고려하여 감형하지 않은 경우
③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15. 선고 2023노430 판결 [특수폭행, 특수협박]: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당심에서 특수협박 피해자 D을 위하여 50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으로 피해자 B을 폭행하고, 싸움을 말리는 피해자 D을 협박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아직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과거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1심 징역 6월, 항소심에서 형사공탁하였으나 항소기각)
→ 죄질이 좋지 않고,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감형하지 않은 경우
④ 대전지방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노2377 판결 [컴퓨터등사용사기]: 피고인이 이 법원에 이르러 범행을 자백한 점, 피해자를 위해 300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 집행유예기간 중에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책이 무겁다.
…중략…
비록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피해자를 위해 3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는 못했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약 2년 6개월 동안 납부해야 했을 대출이자 등을 고려하면 위 형사공탁만으로 피해 전부가 회복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1심 징역 6월, 항소심에서 피해자 명의로 신용카드 대출을 받은 대출금 원금만큼 형사공탁하였으나 항소기각)
→ 동종 전과가 있는 점(특히 집행유예기간 중 재범), 공탁금액이 실제 피해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점 등을 이유로 감형하지 않은 경우
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 7. 4. 선고 2022노489 판결 [사기]: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를 위하여 38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금액과 그중 피해자의 노력으로 회복한 부분 등에 비추어 그 공탁만으로는 원심의 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은 사정을 찾을 수 없다.(1심에서 징역 4월, 항소심에서 형사공탁하였으나 항소기각)
→ 초범임에도, 1심까지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었고, 피해금액 등에 비추어 형사공탁금이 감형을 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단한 경우
위와 같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성범죄나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경우와 같이 최근 중대범죄로 인식되는 범죄유형에 있어서와 달리,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경우라도 형사공탁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기죄와 같은 재산범죄에서도 형사공탁을 함에 있어서는 우선 피해자와 합의 및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선행하여야 하고, 피해금액의 일부를 공탁하는 경우에는 피해금액 전액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적어도 30~50% 이상)는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형사공탁을 하더라도, 피해의 정도가 크고,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에는 양형에서 거의 고려되지 않는 경우도 많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