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낙상사고] 건축법령 기준보다 낮게 설치된 계단 난간을 넘어 추락한 사고, 건물주에게도 배상 책임이 있을까요?

[2010. 2. 11. 선고 대법원 2008다61615 손해배상(기) 판결]



작성자 : 법무법인 감우 송무팀(이과장)


 

1. 사건 개요

 

망인은 부산 소재 3층 건물의 2층 주점에서 대학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주점 운영자와 시비가 붙게 되었습니다.

 

위 주점에는 건물 내부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 외에, 건물 외부에 설치된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별도로 있었습니다.

 

망인은 일행에 의해 외부계단 쪽 출입문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위 계단을 통해 주점으로 올라와 주점 운영자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이후 주점 운영자의 배우자가 망인을 외부계단 쪽 출입문을 통해 주점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망인은 계단 맨 위에 한쪽 발을, 계단 맨 위로부터 첫 번째 계단에 나머지 한쪽 발을 디디고 있다가 중심을 잃고 난간을 넘어 지상 1층 바닥으로 추락하였습니다.

 

망인은 이 사고로 뇌지주막하출혈상 등을 입고 사망하였고, 망인의 유족들은 주점 운영자와 건물 소유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술에 취한 피해자(망인)가 계단에 발을 디디고 서 있던 중 난간이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난간을 넘어 추락한 사고입니다. 난간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난간의 높이가 건축법령에서 정한 기준보다는 약간 낮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처럼 법령기준보다 다소 낮게 설치된 계단 난간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른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그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에 부적합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작물의 하자에 해당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원심은 구 건축법 시행령 제48조 및 구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5조 제4항 제2호에 의하면 이 사건 난간의 높이는 85cm가 되면 족하고, 난간 일부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그 정도가 크지 않으므로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유족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또한 이 사건에서 사고가 발생한 외부계단 맨 윗부분과 통로 부분이 건물 벽면 바깥으로 돌출되어 난간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구 건축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의 노대(건물 바깥으로 돌출된 바닥 형태의 구조물)또는 노대와 유사한 것에 해당하므로, 높이 1.1m 이상의 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위 법 시행령은 2005. 7. 18. 대통령령 제18951호로 개정되어, 노대 난간 기준이 기존 1.1m 이상에서 1.2m 이상으로 기준이 상향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난간은 가장 높은 곳이 99cm, 가장 낮은 곳은 76cm에 불과하였고, 난간 외에는 별도의 방호장치도 없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이 사건 계단과 난간이 평균적 체격의 성인 남자를 추락하지 않도록 방호할 수 있는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단 하자가 있음이 인정되고 그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이 되는 이상, 그 사고가 위와 같은 하자가 없었더라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이 공작물의 소유자나 점유자에 의하여 증명되지 않는다면 그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게 됩니다(대법원2005. 4. 29. 선고 200466476 판결 등).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계단 위쪽에 서 있다 중심을 잃고 추락하였다는 사정이 있었음에도(,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이 주요한 사고 원인으로 작용하였더라도), 사고 장소의 난간이 위와 같은 법령기준보다 낮게 설치된 하자가 있는 이상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