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입원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경우라도 병원이 옥상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까요?

[2010. 4. 29. 선고 대법원 2009다101343 손해배상(의) 판결]



작성자 : 법무법인 감우 송무팀(이과장)


 

1. 사건 개요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던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입니다.

 

망인은 피고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후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였습니다. 망인이 입원한 병실은 8층 건물의 6층에 위치해 있었고, 이 병동의 옥상은 입원 환자를 포함하여 병동을 오가는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출입할 수 있어 휴게 장소로도 이용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사건 옥상에 설치된 난간의 높이는 115에 이르렀으나, 난간을 따라 옥상 바닥으로부터 너비 30의 돌출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돌출부 상단에서 옥상 난간의 가장 높은 곳까지의 실질적인 높이는 48에 불과하였습니다. 또한 난간의 높이와 동일한 높이까지 가로와 세로가 각 51인 정사각형 모양의 돌출부가 설치되어 있어 한 사람 정도라면 그 위에 올라가 충분히 머무를 수도 있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은 옥상 난간에 설치된 돌출부 주변에 별도의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옥상 출입자 관리나 안전사고에 대비한 관리원을 따로 배치하지도 않았습니다.

 

망인은 위 병원 옥상에서 추락하여 사망하였고, 망인의 유족들은 병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정신과 입원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안에서, 망인의 사망이 투신에 의한 사망일 개연성이 아주 높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옥상에 존재한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으로 인정된다면 병원 측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61615 판결 등 참조), 또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라 함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제3자의 행위 또는 피해자의 행위와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그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10139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이 사건 옥상이 질병으로 인하여 정신적·육체적 건강 상태가 일반인과 동일하지 아니한 환자나 정상적인 정신능력이나 인지적 판단 능력이 부족한 정신과 환자도 이용하는 시설물임에 분명하고, 이 사건 옥상의 장소적 환경과 특히 난간 돌출부의 구조·모양과 면적 등에 비추어 보면 정신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 등 옥상 이용자 중에서는 호기심이나 그 밖의 충동적 동기로 이 사건 옥상의 돌출부에 올라가거나 이를 이용하여 이상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피고 병원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 옥상은 돌출부를 딛고 난간을 넘어가는 것이 가능한 구조였고, 그럼에도 피고 병원이 이러한 행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보호시설이나 그 밖의 방호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심 판시와 같이 망인의 사망 원인이 투신에 의한 사망일 개연성이 아주 높고, 피고 병원이 망인의 자살 자체를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옥상에 존재한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이 사건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가 된 이상 병원 측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관리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