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판례] 돈을 갚겠다는 취지로 작성한 각서를 준소비대차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2026. 3. 27. 선고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가단53832 대여금 판결]



작성자 : 법무법인 감우 송무팀(김대리)


 

1. 사실관계

 

가. 지인으로부터 가상자산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피고는, 월 4%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원고로부터 5,000만 원을 송금받았고 그 무렵부터 가상자산에 투자를 시작하였습니다.

 

나. 이후 원고의 지속적인 반환 요구에, 2023. 3. 23. 피고는 원고에게 ‘9,600만 원을 2023. 4.부터 매달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을 갚겠다. 여유자금이 들어올 시 미리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변제를 하지 않자, 원고는 피고에게 지급한 돈과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입은 대출금 이자 상당을 손해를 배상하라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송금받은 돈의 반환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2024. 12. 31.까지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고, 이 각서가 준소비대차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비진의의사표시 등에 관한 입증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피고가 각서 작성 이후에도 변제기한의 유예를 요구하는 등 채무를 승인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원고는 각서에 따른 피고의 채무 범위에 관하여, 월 4%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고 이에 더하여 9,6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원금에 더하여 변제기까지의 이자를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율인 24% 또는 20%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가 2023. 1. 19.부터 2025. 2. 2.까지 변제한 돈을 이자에 충당하면 2025. 5. 16. 기준 원금 5,000만 원과 이자 13,517,534원이 남고, 또한 피고는 원고가 아파트 분양대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목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에게 대출금 이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대출금에 대한 이자의 지급을 구하고 있습니다.

 

다. 반면 피고는, 투자로 수익이 발생하면 그 수익의 50%를 원고에게 주기로 하였고 이에 원고로부터 송금받은 5,000만 원은 투자금의 일부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원고가 투자원금뿐 아니라 이자 상당액까지 요구하였고, 자신은 미안한 마음에 실제 의사와 상관없이 각서에 9,600만 원을 기재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각 변제기일에 300만 원을 지급할 의무만 있고, 미지급한 변제액에 대해서는 5%의 지연이자만 부담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가. 법원은,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한 돈의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이에 시달리던 피고가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는 점에 다툼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당사자 사이에 투자에 관한 약정이나 관련 언급이 없고, 원고가 피고의 가상자산 투자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 흔적도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각서의 작성으로 원고가 송금한 돈의 반환에 관한 준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피고는 각서에 기재된 9,600만 원의 지급 의사표시가 진의가 아니고, 원고도 이를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나. 이 사건 법원은, 피고가 작성한 각서에 따라 준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피고의 대여금 채무를 인정하면서도, 각서에 따른 9,600만 원의 지급 의무 중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이므로, 위 최고이율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변제는 대여금 원금에 충당된 것으로 보아 피고가 변제해야 할 금액은 35,674,070원 및 이에 대한 이자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다. 또한 원고의 대출금 이자 상당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는, 피고가 위 이자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위 대출금 이자액이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각서에 따른 손해로 볼 수 없다며, 기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