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26.] 동상으로 인하여 하지 절단 후 치료 중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 상해사망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1. 20. 선고 2011나36175 판결)

 

 

김계환 변호사(법무법인 감우)

 

 

 

 



[ 사건개요 ]

피보험자인 망인은 평소 알콜중독증이 있었는데, 2008. 2. 4.경 술을 마시고 밖에서 잠을 자서 오른쪽 발에 동상이 생긴 후 3일이 지난 2008. 2. 7. 18:00경 수차례 계속적으로 경련을 일으켜 건국대학교병원 응급실에 긴급 후송되었고, 위 병원에서는 사지의 봉소염, 조직괴사를 동반한 발목 및 발의 동상을 관찰한 후 응급조치를 함.

 

망인은 2008. 2. 8. 건국대학교병원에서 퇴원 후 D병원으로 전원되어, 2008. 2. 12. 오른쪽 발의 동상, 괴사, 봉소염 및 전이로 인한 패혈증 진단 하에 우측 발목 절단술을 시행받음.

 

망인은 발목 절단술 후 호전되어 2009. 2. 26. E의원으로 전원되었으나 사망하였고, 직접사인은 심폐정지, 중간 선행사인은 연조직염, 간질, 알콜금단증상, 선행사인은 연조직염, 간질, 알콜금단증상으로 각 진단됨.

 

진료기록감정결과(신경과)에서는 망인의 경우 반복되는 경련과 감염증이 주된 사망원인으로 보이고, 반복적인 경련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동상에 의한 패혈증에 동반된 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며, 연조직염의 경우에도 동상에 합병된 질환으로 추정될 수 있고, 특히 동상이 망인의 사망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되고 그 기여도는 70%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보임.

 

 

[ 법원의 판단 ]

망인의 사망이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동상의 경우에는 신체의 질병과 같은 내부적인 원인에 기한 것이 아니라 저온이라는 외부적인 원인에 기하여 발생한 것임은 명백하므로 외래의 사고임은 인정된다.

 

동상의 경우에는 기후의 변화라는 자연현상에 기인한 것이고 기후의 변화에 의하여 신체가 손상을 입을 경우,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신체에 영향을 미친 것일 때 그 과정이 급격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장기간에 걸쳐 계속된 것이었는지 여부, 그 상황을 예상하고 회피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에 따라 급격하고 우연하게 발생한 것인지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나, 동상 자체는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기간 동안 낮은 기온에 신체의 노출이 있어야 발생하므로 급격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예측ㆍ회피가능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비록 망인이 술에 취하여 추운 날씨 속에서 잠을 잤다는 점에서 보험사고의 발생에 과실이 있기는 하지만, 술에 취한 사람이 제대로 귀가하지 못한 채 추운 날씨 속에서 잠을 자는 상황은 통상 의도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된 것이므로 우연한 사고라고 할 것이고, 사고의 급격성이 절대적인 시간 개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동상이라는 상해를 입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된다는 사정만으로 급격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동상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상고하지 않아 확정됨)

 

 

[ 설명 ]

대상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1나36175 판결)에서는 저온에 노출되어 동상에 걸린 것이 상해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그 요건 중 특히 ‘외래성’과 ‘급격성’이 문제되었다.

 

‘외래성’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보험사고의 요건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중 ‘외래의 사고’란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63776 판결)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사고 당시 놓여 있던 환경적 요인, 예컨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고온이나 저온 상태 역시 상해사고의 요건인 외래성을 충족할 수 있다.

 

먼저 장시간 저온 또는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된 경우 외래성을 인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다12373 판결은 술에 만취된 것과 선풍기를 틀고 잔 사유는 모두 외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위 판결은 주취상태에서 선풍기 바람 때문에 체열의 방산이 급격히 진행된 끝에 저체온에 의한 쇼크로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호흡중추신경 등의 마비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판단하여, 재해사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3. 18. 선고 2010가합14573 판결 역시 망인이 2010. 2. 27. 16:20경 야산에서 만취 상태에서 웅크린 채 엎어져 있는 시체 상태로 발견된 사례에서, 망인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채 술을 마셔 중추신경 억제 작용으로 인한 호흡억제로 사망하였거나 또는 주취 상태에서 야외에 오래 있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다(가사 망인의 기왕의 심장질환이 망인의 사망에 기여하였다 하더라도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원인은 위와 같은 외부적 요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2. 8. 선고 2018나33631 판결 역시 망인이 최저기온 영하 11도의 추운 날 새벽에 혈중알코올농도 0.264%에 이를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5시간 동안 방치된 사례에서, 망인이 새벽에 주취 상태에서 장시간 저온에 노출됨으로써 갑작스러운 심혈관계 이상 등이 야기되어 급사하였다고 추단함이 합리적이고, 설령 망인의 기존 질환인 심장동맥경화증 등이 망인의 사망에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원인은 망인이 주취 상태에서 장시간 저온에 노출되었다는 외부적 요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반대로 고온에 노출된 경우 외래성을 인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다228356 판결 “망인이 고온의 밀폐된 차량 안에서 잠을 자다가 주취 상태 및 고온으로 인하여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내지 심혈관계의 이상 등이 야기되어 급사하였다고 추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가사 망인의 기존질환인 심장동맥경화증 등이 망인의 사망에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원인은 망인이 주취상태에서 고온의 밀폐된 차량 안에서 잠을 잤다는 외부적 요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망인이 주취상태로 고온의 차량 안에서 잠을 잤다는 사정이 의학적으로는 사인이 아닌 유인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판단한바 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 2013. 5. 28. 제2013-13호 조정결정은 망인이 온도가 높은 사우나 내 불가마실(약 74℃)에서 잠을 자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에서, 관할 경찰서에서 작성한 변사사건 조사기록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술을 마신 채 사우나 74도의 뜨거운 보석 불가마실에 들어가 찜질을 하며 잠을 자다 가마실의 높은 온도에 의해 질식 사망한 것이라는 추정 외에 피보험자에게 평소 사망에 이를 만한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증빙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외래성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급격성’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급격성의 정의에 대하여는 1) 시간에 중점을 두어 비교적 단시간 내에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견해, 2) 예견가능성에 중점을 두어 시간적으로 빠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사고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는 견해, 3)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하여 시간적 제한뿐만 아니라 예견불가능성을 포함하여 피보험자가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적인 상황에서 그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고, 피할 수 없었던 경우 급격성이 인정된다는 견해, 4) 급격성은 우연성의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며, 시간의 장단은 문제되지 않고 사고의 발생과 경과 과정이 객관적으로 보아 우연한 것으로 인정되면 급격성이 인정된다는 견해 등이 있다. 동상이나 동사의 경우는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일정 시간 저온에 노출되어야만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에 중점을 둘 경우 급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급격성’과 관련한 판결례를 살펴보면, 부산고등법원 1998. 5. 22. 선고 98나130 판결 「보험사고에서 말하는 "급격하다"는 것은 사고의 원인 되는 사실이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그 사실의 직접적인 결과로써 상해가 발생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사고가 생긴 것을 뜻한다.」고 판단한바 있다. 서울고등법원 2004. 7. 9. 선고 2003나37183 판결은 「약물복용의 부작용으로 인한 상해는 약물복용의 효과가 계속 누적됨으로써 어느 시점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며 부작용을 예상할 수 없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급격하게 상해가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약물복용의 부작용으로 인한 상해는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인 ‘우연한 외래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를 위하여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을 복용한 결과 그 부작용으로 ‘양측 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가 유발되어 인공 고관절 이식수술을 받아 양쪽 고관절의 기능을 영구히 상실한 사건임)」고 판단한바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2. 1. 선고 2016가합113123 판결 역시 「보험사고의 요건 중 '급격성'은 반드시 사고가 시간적으로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 없었던 순간에 사고가 생긴 것을 의미하는 바, 약물복용의 부작용으로 인한 상해는 약물복용의 효과가 계속 누적됨으로써 어느 시점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부작용을 예상할 수 없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급격하게 상해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바 있다(이외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7. 25. 선고 2017가합552637 판결과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9. 5. 3. 선고 2018나2048268 판결도 같은 취지다).

 

위와 같이 다수의 하급심 판결례들은 ‘급격성’의 판단에 있어 시간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예견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경우도 “급격성”의 의미에 대하여 「사고가 시간적으로 급박하게 발생하였거나, 시간적으로 급박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미리 사고를 예측하여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예견불가능하거나 불가피한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하고, 사고의 급격성이 절대적인 시간 개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는데, 이 역시 위에서 살펴본 판결례들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