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물책임] 어린이가 성인풀에 빠진 사고, 성인용 구역과 어린이 구역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은 수영장 운영자에도 책임이 있을까요?
[2019. 11. 28. 선고 대법원 2017다14895 손해배상(기) 판결]

작성자 : 법무법인 감우 송무팀(이과장)
1. 사건 개요
만 6세 어린이가 어머니, 누나와 함께 야외 수영장을 이용하던 중 사고를 당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 수영장은 하나의 수영조 안에 수심 0.8m의 어린이용 구역과 수심 1.2m의 성인용 구역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두 구역은 벽이나 별도 구조물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물 위에 떠 있는 코스로프만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는 어린이용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휴식 후 다시 물놀이를 하기 위해 혼자 수영조 쪽으로 갔고, 이후 튜브 없이 성인용 구역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아이는 무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사지마비, 양안실명 등의 중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아이와 가족들은 수영장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수영장을 관리·운영한 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는 수영장 측이 체육시설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는 않았더라도, 위험방지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수영장 측에서는 현행 법령에 따라 안전수칙 표지판을 설치하였고, 안전요원을 배치하였으며, 안내방송을 통해 어린이가 혼자 수영하지 않도록 보호자에게 주의를 주는 등 나름 안전조치를 하였습니다. 다만, 어린이용 구역과 성인용 구역이 하나의 수영조 안에 함께 설치되어 있었고, 두 구역은 코스로프만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수심 표시도 법령에서 정한 수영조 벽면이 아니라 수영조 테두리 부분에 표시되어 있는 등의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상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작물의 하자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그 판단은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로 위험방지조치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히 이 판결은 Hand Rule인데, 공작물의 하자를 판단할 때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조치를 하는 데 드는 비용(B)과 사고가 발생할 확률(P) 및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의 정도(L)를 살펴, ‘B 〈 P·L’인 경우」에는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하여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위험방지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공작물의 점유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접근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판단기준을 제시한데 의미가 있습니다.
즉, 수영장시설에서 성인용구역과 어린이용구역을 분리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어린이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와 같은 사고로 인하여 예상되는 피해의 정도를 성인용구역과 어린이용구역을 분리하여 설치하는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 내지 이미 설치된 기존시설을 위와 같이 분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더 클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도 이 사건 수영장에는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있어, 수영장 관리자로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공작물관리자로서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시설물 관리자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예상되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하지 않아 예상할 수 있었던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사고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음을 확인한 판결입니다.